특집대담 _ 성공적인 사사 제작, ‘시작 단계의 입안’이 가장 중요하다

 

사사 제작, 쉽지 않은 업무입니다. 많은 실무자들이 어떤 일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기업그룹에서 직접 사사 실무자로 활동했던 코스토리랩 서병훈 대표작가와 사사 제작 경력 25년의 강한기 작가가 사사 제작의 시작 단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실무자들의 고충, 계획 단계부터 시작이다

서병훈 _ ‘사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먹먹함입니다. 대기업 홍보실 근무 시절, 상무님께서 그룹 40년사를 입안하라고 말씀하시는데 눈앞이 캄캄하더군요. 사사가 뭔지도 모르는데 갑자기 그 두꺼운 책을 어떻게 만드나 싶어 걱정이 앞섰습니다. 일단 사사 경험이 있는 선배님들을 찾았는데, 사내에는 그런 분이 없었습니다. 10년에 한 번 제작하는 책이다 보니 남아 계신 분도 드물었고, 그나마 찾은 분도 ‘힘들었던 기억만 있지, 구체적인 생각은 잘 안 난다’고 난감해하셨습니다.

강한기 _ 그 점이 가장 어렵지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는 겁니다. 코스토리랩에 문의하는 분들을 보면 첫 질문이 ‘입안을 어떻게 하는지, 예산은 어느 정도인지’ 묻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서병훈 _ 실무자 입장에서는 그것이 당면과제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그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이 책을 왜 만드는지’라는 목적입니다. 사사가 필요한 이유, 사사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생각한다면 처음 입안해야 할 문제, 해야 할 일이 자연스럽게 풀리게 됩니다.

편찬 조직은 어떻게 구성되는가?

서병훈 _ 사사 편찬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는 일은 조직 구성입니다. 사사는 실무자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므로 일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합니다.

강한기 _ 편찬 조직과 관련된 상담을 해보면 세 가지 정도를 가장 궁금해하더군요. ‘첫째, 편찬위원회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둘째, 사사 전담자는 몇 명이 필요한가? 셋째, 반드시 전임자가 필요한가?’ 등입니다.

서병훈 _ 세 가지 질문 모두 기업이 처한 환경이 다르므로 정답은 없습니다. 예컨대 사사 전담자를 둘 형편이 안 된다고 해서 사사를 못 만드는 건 아닙니다. 반대로 실무자가 많다고 해서 일이 쉬워지는 것도 아니거든요. 오히려 너무 많으면 절차가 복잡해지거나 시간이 더 걸리기도 합니다.

강한기 _ 전임 여부와 상관없이 실무자 한 명만 있어도 일이 잘 추진될 수 있습니다. 단, 자료수집을 위해 부서별 협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서 편찬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서병훈 _ 편찬위원회는 핵심 임원들로 조직되므로 여러 부서의 협조를 받는 데 유리합니다. 사사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많은 자료와 인터뷰가 필요하므로 편찬위원회를 잘 활용하면 일이 원활해집니다. 물론 편찬위원회 조직도 회사별 상황을 고려해서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산은 어떻게 편성할까?

서병훈 _ 제가 사사 실무자가 되었을 때, 가장 어려웠던 것이 예산 문제였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사를 만드는 데 작게는 1억 원부터 많게는 20억 원까지 쓴 기업이 있다 보니 어느 정도의 가격이 적정선인지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강한기 _ 기업 실무자들과 상담할 때 그 점이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드는지’ 문의하셔도 일반 공산품이나 규격제품처럼 ‘얼마다’하고 단언할 수 없거든요.

서병훈 _ 사사는 철저한 ‘맞춤형 창작품’입니다. 따라서 여러 조건을 정해놓고 산출해 봐야 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이 정해져야 큰 범주에서 소요 예산을 확인할 수 있어요.

․ 제작 기간
․ 제작 규모 _ 페이지, 부수, 판형
․ 제작 형태 _ 책자형, 온라인
․ 제작 권수 _ 1책 1권형, 1책 2권형 등
․ 제본 형식 _ 양장, 무선, 케이스 유무 등

큰 범주에서라도 이런 항목들이 정해져야 견적 산출이 가능합니다.

강한기 _ 사사 전문회사와 상담을 한다면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드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 예산을 확보할 때에는 10~20% 정도의 예비비도 포함해야 합니다. 퇴직임원 인터뷰를 할 때 선물 비용이나 외부인사 인터뷰를 위한 출장, 기타 사료수집에 필요한 이벤트 비용 등 추가로 소요되는 예산이 적지 않거든요.

서병훈 _ 그래서 전문회사와 상담이 필요하지요. 여러 사례를 직접 들어본다면 추가 예산에 대한 부분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사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서병훈 _ 실무자들이 가장 주안점을 두어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모든 요소가 다 중요하지만 특히 원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실무자들이 전문회사를 선정할 때는 많은 신경을 쓰지만 정작 ‘원고’나 ‘작가’에 대해서는 소홀한 경우가 많거든요.

강한기 _ 저도 늘 그 점이 아쉽습니다. 사사를 제작하는 이유가 역사 기록이고, 기록은 글과 스토리로 구성됩니다. 그런데 실무자들을 만나보면 ‘글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좋은 원고가 나오기 위한 프로세스나 방법에 대해서는 고민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서병훈 _ 실무자들이 가장 고심해야 할 부분이 바로 좋은 원고가 나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겁니다. 사실 지금까지 유지되어 온 사사 집필방법에는 문제가 많았거든요. ‘사사가 재미없다’, ‘읽기 어렵다’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런 프로세스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강한기 _ 좋은 작가를 뽑는 것도 중요합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좋은 작가란, ‘필력이 좋은 분’을 뜻하지 않습니다. 우리 회사와 맞는 작가를 찾아야 한다는 겁니다.
또 한 가지는 ‘우리 일만 전담할 수 있는 작가’를 찾아야 합니다. 예컨대 사사 집필을 부업으로 하는 작가나 교수, 기자 등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효율적 추진을 위해 가장 먼저 할 일

서병훈 _ 오늘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만, 일의 순서를 정한다면 어떤 일부터 하는 것이 좋을까요?

강한기 _ 사사 업무를 맡게 되었다면 먼저 ‘사사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다른 회사 사사를 구해 읽어보면 벤치마킹해야 할 것과 개선해야 할 것들이 보입니다. 다른 회사 사사를 꼭 천천히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서병훈 _ 전문회사와의 상담도 중요합니다. 전문회사 몇 곳을 추려 만나보면 사사 제작과 관련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일 먼저 전문회사와의 상담을 권합니다.

강한기 _ 코스토리랩은 앞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기업 실무자들을 위한 가이드를 정리해 수록할 계획입니다. 계획부터 마무리까지 실무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